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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30명, 30가지 용돈 계약서를 만든 방법
초등 실과 교과서에는 자원관리, 용돈관리를 다루는 차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저 역시 매년 이 단원을 가르치면서 "말로만 배우는 경제 교육"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용돈 기입장을 쓰는 법, 예산을 세우는 법을 아무리 설명해도, 정작 집에 가서 실천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듣지만, 다음 시간에 "지난주에 배운 대로 용돈 기입장 써온 사람?" 하고 물으면 손을 드는 아이는 반에서 서너 명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학기에는 아예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용돈 계약서'를 써보게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말로 배우는 대신, 가정에서 실제로 지켜야 할 약속으로 만들면 실천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질 거라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용돈 계약서 양식이었습니다.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었거든요. "용돈은 매주 얼마, 심부름은 얼마" 같은 뻔한 틀에 아이 이름만 바꿔 끼운 양식으로는, 우리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다른 소비 습관과 성향을 담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아이와 돈을 안 쓰고 무작정 모으기만 하는 아이에게 같은 계약서를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검색으로 찾은 양식 몇 개를 인쇄해서 책상 위에 쭉 늘어놓고 비교해본 적도 있습니다. 문구만 조금씩 다를 뿐 구조는 거의 똑같았습니다. "용돈은 얼마, 안 지키면 얼마 깎기" 정도의 단순한 틀이었고, 그마저도 아이의 나이나 성향과 무관하게 똑같이 적용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양식을 그대로 나눠줬다가는 정작 제가 만들고 싶었던 "내 이야기가 담긴 약속"이 아니라, 또 하나의 뻔한 가정통신문으로 끝나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inline AI로 아이 성향에 맞춘 용돈 조항을 만들고, 실제로 서명까지 가능한 문서로 완성해본 과정을 그대로 정리해봅니다. 반 전체 학생 수만큼 계약서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저도 처음엔 막막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한 명당 들이는 시간이 확 줄었습니다.

이런 선생님께 추천합니다
- 실과·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경제 교육을 다루지만, 기존 양식이 뻔해서 아이들이 흥미를 못 느낀다고 느끼시는 분
- 학급 전체 학생 수만큼 반복 작업을 해야 하는 문서(가정통신문, 개별 안내문, 상담 기록 등)를 매번 하나씩 손으로 고치고 계신 분
- 한글 문서 작업에 익숙하지 않아도, 대화하듯 요청만으로 완성도 있는 문서를 만들고 싶으신 분
왜 맞춤형이어야 할까
아이들의 소비 성향은 제각각입니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아이, 게임 아이템 결제를 자주 하는 아이, 반대로 돈을 쓰지 않고 무작정 모으기만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저희 반만 봐도 용돈을 받자마자 문구점으로 달려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통장에 숫자가 늘어나는 걸 보는 재미로 몇 달째 한 푼도 안 쓰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 두 아이에게 "용돈은 계획적으로 쓰자"는 같은 문장을 던져봐야 와닿는 방식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AI에게 아이의 구체적인 특성을 알려주면, 그 습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줄 규칙을 순식간에 제안받을 수 있습니다. 과소비하는 아이에게는 지출을 계획하는 습관을, 지나치게 아끼기만 하는 아이에게는 적절한 소비의 즐거움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조항을 제안받는 식입니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규칙을 정하는 대신, AI가 제안한 안을 놓고 아이와 함께 조율해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완벽한 계약서 한 방을 노리기보다, 대화하면서 조금씩 다듬어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방식의 진짜 장점은 속도입니다. 학급 인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려면 결국 아이마다 조항을 새로 짜야 하는데, 매번 백지에서 시작하지 않고 아이 정보만 바꿔서 같은 프롬프트를 반복하면 되기 때문에 학급당 30명 분량도 하루 안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예전 방식이라면 아이 한 명의 계약서를 구상하는 데만도 한참 고민했을 겁니다. 어떤 조항을 넣을지, 문구는 어떻게 쓸지 백지 앞에서 매번 새로 생각해야 했을 테니까요. 반면 프롬프트 틀을 한 번 만들어두고 나니, 두 번째 아이부터는 "아이 정보"란만 채우면 됐습니다. 실제로 첫 번째 아이의 계약서를 완성하는 데는 대화를 몇 번 주고받으며 20분 가까이 걸렸지만, 방식이 손에 익은 뒤로는 아이 한 명당 5분 안팎으로 줄었습니다.
1단계: 아이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먼저 inline AI에 아이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실제로 제가 넣었던 프롬프트는 이렇습니다.
역할: 초등 금융 교육 전문가 및 아동 심리 상담사
상황: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위한 맞춤형 용돈 계약서 조항을 작성하려고 해.
아이 정보:
- 이름: 홍길동 (초4)
- 성향: 활동적이고 보드게임을 좋아함. 스마트폰 게임 시간 조절에 가끔 어려움을 겪음.
- 정기 용돈: 주 5,000원
- 보완하고 싶은 행동: 하교 후 즉시 손 씻기, 하루 스마트폰 1시간 약속 지키기.
요구사항:
1. 기본 용돈 지급 조건과 용돈으로 해결해야 할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줘.
2. 아이의 성향을 반영한 보너스 용돈(인센티브) 규칙을 2가지 제안해줘.
3. 규칙을 어겼을 때 감정적인 페널티가 아닌, '책임과 권리 상실' 관점의 부드러운 규칙을 포함해줘.
4.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다정하고 명확한 어조로 작성해줘.
여기서 핵심은 "아이 정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넣느냐입니다. 단순히 "용돈 계약서를 만들어줘"라고만 하면 뻔한 양식이 나오지만, 좋아하는 것과 고치고 싶은 습관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넣어주면 그 아이만을 위한 조항이 나옵니다. 반 전체를 만들 때는 이 프롬프트를 템플릿처럼 저장해두고, "아이 정보"란만 학생별로 바꿔서 반복 요청했습니다.

성향이 정반대인 두 아이, 결과도 정반대였습니다
같은 프롬프트 틀로 성향이 완전히 다른 두 아이를 만들어봤더니 결과가 확연히 갈렸습니다. 앞서 소개한 홍길동이가 스마트폰 게임 시간 조절이 필요한 활동적인 아이였다면, 반대 유형으로 "용돈을 거의 쓰지 않고 저금통에만 모으는 아이"를 하나 더 만들어봤습니다. 아이 정보에 "성향: 소극적이고 저축을 좋아함. 용돈을 받으면 거의 쓰지 않고 모으기만 함. 또래와 어울려 간식을 사 먹는 경험이 적음"이라고 입력했더니, 저축 습관 자체는 칭찬하되 "친구와 함께 나눠 먹을 간식을 가끔 사보기"처럼 적절한 소비 경험을 유도하는 조항이 제안됐습니다.
같은 '용돈 계약서'라는 틀 안에서도 한쪽은 절제를, 다른 한쪽은 적절한 소비 경험을 유도하는 정반대 방향의 조항이 나온 셈입니다. 아이 정보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는 걸 보면서, "성향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이 작업의 전부라는 확신이 더 굳어졌습니다.
2단계: AI가 제안한 조항 검토하기
버튼을 누르면 홍길동이만을 위한 조항이 조목조목 정리되어 나옵니다. 용돈 금액과 지급일, 손 씻기·스마트폰 사용시간 같은 기본 약속,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을 때의 보너스 규칙까지 조 단위로 나뉘어 있어서 그대로 읽고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좋은 형태였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함께 붙여준 '운영 팁'이었습니다. 체크 방식은 스티커나 동그라미처럼 아주 간단하게, 보너스는 작더라도 자주, 페널티는 길게 끌지 말고 그날의 권리 조정으로 짧게 끝내라는 식으로, 실제 가정에서 이 계약서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까지 구체적으로 제안해 줬습니다. 조항만 뽑아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래서 이걸 어떻게 실천하면 되는지"까지 짚어준다는 점이 다른 도구들과는 달랐습니다.
이 단계에서 마음에 안 드는 조항이 있으면 바로 이어서 "3번 조항은 빼고, 대신 독서 시간을 늘리는 보너스 규칙으로 바꿔줘"처럼 대화하듯 요청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초안을 받아본 뒤 대화로 다듬어가는 흐름이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항상 제가 그 아이를 실제로 관찰하며 느꼈던 부분을 한두 마디 더 보태서 조정했는데, AI가 만든 조항이 그럴듯해 보여도 결국 그 아이를 매일 보는 담임의 판단이 한 번은 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는 AI가 제안한 "정리정돈을 하면 보너스"라는 조항이 그 아이의 실제 생활과는 좀 안 맞았습니다. 이미 정리정돈은 꽤 잘하는 아이였거든요. 대신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면 보너스"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더니, 그 조항에 맞춰 페널티 조항도 자연스럽게 함께 조정됐습니다. 이렇게 한 부분을 바꾸면 관련된 다른 조항까지 맥락에 맞게 같이 손봐준다는 점이, 단순히 문서를 채워 넣는 도구가 아니라 대화 상대처럼 느껴지게 했습니다.
3단계: 서명까지 가능한 완성형 계약서로
조항이 마음에 들면 "위에서 확정된 조항 내용을 바탕으로 부모와 아이가 직접 서명할 수 있는 깔끔한 '스마트 용돈 계약서' 형태로 최종 텍스트를 출력해줘. (포함할 항목: 계약 목적, 계약 기간, 용돈 금액, 서로의 약속 규칙, 서명란)"이라고 이어서 요청했습니다. 계약 목적과 기간, 서명란까지 갖춘 완성된 문서와 함께 "나는 내 용돈을 슬기롭게 사용하고, 우리 가족은 서로 믿고 응원하며 약속을 지킵니다" 같은 한 줄 약속 문구도 함께 정리되어 나왔습니다.

아이, 부모(보호자) 두 명까지 서명란이 표 형태로 자동으로 잡혀 있어서, 가정통신문처럼 그대로 배부해도 손색없는 완성도였습니다. 계약 기간을 빈칸(년/월/일)으로 남겨둬서 학급 상황에 맞게 시작일만 적어 넣으면 되는 점도 실제 배부를 고려한 세심한 부분이었습니다.
4단계: 실제로 출력할 수 있는 한글 파일 만들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확정된 전체 내용을 바탕으로, 다운로드해서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새 HWP(아래아한글) 파일을 생성해줘. 파일명은 '스마트_용돈_계약서_양식.hwp'로 해줘"라고 한 줄만 더 입력하면, 실제로 다운로드해서 인쇄할 수 있는 hwp 파일이 만들어집니다.

번호 매기기, 가로 분할선, 서명란 표까지 알아서 레이아웃을 잡아주기 때문에 따로 표를 그리거나 서식을 손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열어보면 제목과 조항, 서명란까지 깔끔하게 정리된 문서가 그대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파일 저장 위치까지 지정해 주니, 학급 인원수만큼 반복할 때도 파일명만 학생 이름으로 바꿔가며 순서대로 쌓아두기 편했습니다.
한글 파일로 딱 떨어지게 나온다는 점이 생각보다 중요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조항이라도 결국 프린터로 뽑아서 아이 가방에 넣어줘야 완성되는데, 텍스트만 받으면 그걸 다시 한글에 옮기고 서명란을 손으로 그려야 했을 겁니다. 그 과정이 통째로 생략되니, 서른 명 분량을 준비하면서도 "이제 인쇄만 하면 끝"이라는 홀가분함이 있었습니다.
5단계: 마음에 안 들면 대화로 계속 고칠 수 있다
처음 만들어진 문서가 3페이지 분량의 정석적인 계약서였다면, "1페이지 요약형 버전으로, 한 장짜리 초등학생용 귀여운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줘"라고 한 줄만 더 요청해서 콤팩트한 버전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요청한 대로 제목이 "우리 집 스마트 용돈 약속 카드"로 더 친근하게 바뀌고, 초등학생이 읽기 쉬운 짧은 문장 위주로 조항이 다듬어진 한 장짜리 버전이 완성됐습니다.

기존 3페이지짜리 파일은 그대로 남겨두고 새 파일로 저장되기 때문에, 두 버전을 상황에 맞게 골라 쓸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학부모 상담용으로는 정식 3페이지 버전을, 아이가 냉장고에 붙여둘 용도로는 1페이지 버전을 나눠서 드릴 수 있었습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대화하듯 계속 고쳐나갈 수 있다는 점이 실제로 써보고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입니다.
저학년 학부모님 몇 분은 3페이지 정식 버전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하셔서, 그런 가정에는 처음부터 1페이지 버전만 안내해드리기도 했습니다. 같은 조항이라도 형식을 가정 사정에 맞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학급 전체에 일괄로 나눠주는 기존 가정통신문 방식과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이었습니다.
반 전체로 확장할 때 팁
- 첫 아이에게 쓴 프롬프트를 그대로 복사해두고, "아이 정보" 항목만 학생별로 교체해서 반복 요청하면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 성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는 조항 구조가 겹치는 경우가 많으니, 완전히 새로 요청하기보다 "OO이 계약서랑 비슷한 결로, 이 아이는 독서 습관 위주로 바꿔줘"처럼 이전 결과를 참고하게 하면 더 빠릅니다.
- 서명 전에는 반드시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조항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안내했습니다. AI가 만든 조항이라도 최종적으로 가족이 합의하는 절차 자체가 이 활동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 파일명 규칙을 처음부터 정해두세요. 저는 "번호_이름_용돈계약서.hwp" 형식으로 통일해서 저장했는데, 나중에 30개 파일 중에서 원하는 걸 찾을 때 훨씬 수월했습니다.
- 하루에 다 끝내려 하지 말고 며칠에 나눠 진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이틀에 걸쳐 절반씩 나눠 만들었는데, 첫날 만들며 익힌 요령을 둘째 날에 적용하니 속도가 더 붙었습니다.
- 완성된 계약서는 배부 전에 한 번 더 소리 내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화면으로 볼 때는 괜찮아 보였던 문장도, 소리 내어 읽으면 어색한 부분이 의외로 잘 걸러졌습니다.
이 방식, 다른 문서에도 그대로 통했습니다
용돈 계약서를 다 만들고 나니, 같은 방식을 다른 업무에도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기 초마다 쓰는 학부모 개별 상담 안내문이 대표적입니다. 예전에는 반 전체에 똑같은 문구의 안내문을 보내고, 특별히 신경 써야 할 학생 몇 명에게만 별도로 손 편지나 전화를 돌리는 식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용돈 계약서에 썼던 것과 같은 틀로 "아이 정보: 이름, 학기 초 관찰된 특성, 상담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를 넣고, "학부모님께 보내는 상담 안내 문구를 정중하면서도 따뜻한 어조로 작성해줘"라고 요청해봤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아이마다 다른 관찰 포인트가 문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일괄 발송하는 딱딱한 안내문보다 훨씬 개인화된 느낌을 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서른 명 분량을 전부 다르게 쓰려면 여전히 손이 가지만,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과 템플릿에 정보만 바꿔 넣는 것은 체감되는 부담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결국 이 방식의 핵심은 용돈 계약서라는 특정 문서가 아니라, "아이 정보를 구체적으로 넣고 같은 틀을 반복한다"는 접근 자체에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자주 궁금해하실 것 같아 정리해봤습니다
Q. 아이 정보를 매번 새로 입력해야 하나요?
반 전체를 한 번에 처리할 때는, 미리 엑셀이나 한글 표에 학생별 성향을 정리해두고 "이 표를 보고 한 명씩 순서대로 계약서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는 방법도 시도해봤습니다. 다만 처음 몇 명은 결과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조정하는 게 안전해서, 저는 결국 학생별로 나눠서 요청하는 방식을 유지했습니다.
Q. 아이가 계약서 내용을 부담스러워하면 어떻게 하나요?
실제로 한 학부모님이 조항이 너무 많다고 느끼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땐 "조항 수를 3개로 줄이고, 가장 핵심적인 것만 남겨줘"처럼 다시 요청하면 됩니다. 아이와 가정의 반응을 보고 계속 조정할 수 있다는 유연함이, 정해진 양식을 인쇄해서 나눠주는 방식과 가장 다른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고학년에도 이 방식이 통할까요?
성향 항목에 "용돈 관리 앱을 써본 경험", "온라인 결제 습관"처럼 고학년다운 항목을 추가하면 됩니다. 실제로 6학년 담임을 맡은 동학년 선생님께 이 방식을 소개해드렸는데, 아이 정보에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좀 더 구체적으로 넣어서 활용하고 계셨습니다.
아이들 반응은 어땠을까
계약서를 나눠준 다음 날, 몇몇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선생님, 저 이거 냉장고에 붙였어요"라며 이야기해줬습니다. 흔한 인쇄물 가정통신문과 달리, 자기 이름과 자기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문서라는 점이 아이들에게도 남다르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몇몇 학부모님께서는 "아이가 먼저 계약서 얘기를 꺼낸 건 처음"이라는 후기를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말로만 설명하던 경제 교육이,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약속으로 바뀌었을 때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걸 이번에 확인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앞서 소개한, 돈을 모으기만 하던 아이의 변화였습니다. 계약서에 "친구와 나눠 먹을 간식 한 번쯤 사보기"라는 조항이 들어간 뒤로, 어느 날 쉬는 시간에 짝꿍과 과자를 나눠 먹는 모습을 봤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장면인데, 그 조항을 만든 걸 알고 있던 저로서는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계약서 하나로 아이의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됐다고 느꼈습니다.
수업 시간에 몇 명에게 소감을 물어봤을 때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내 이름이 딱 들어가 있으니까 진짜 내 약속 같았어요"라는 한 아이의 말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결국 아이들이 경제 교육을 "나와 상관없는 일반론"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할 구체적인 약속"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게 이 활동의 목표였는데, 그 목표에 조금은 가까워졌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면
용돈 계약서의 진짜 목적은 아이의 소비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돕는 데 있습니다. 계약서를 만든 뒤에는 매주 "이번 주 소비 평가"를 inline AI에 피드백 받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제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예전의 저는 "30명 전원에게 맞춤 자료를 만들어준다"는 건 시간상 불가능한 이상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반 전체에 같은 양식을 나눠주고, 시간이 남으면 몇 명만 따로 챙기는 게 최선이라 여겼습니다. 이번에 직접 해보고 나서야, 그 이상론이 실제로 하루 안에 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30명 모두에게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문서를 만들어줄 수 있었던 건, 결국 아이 한 명 한 명을 다르게 봐야 한다는 당연한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을 이 도구가 벌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용돈 계약서뿐 아니라 학급 운영에 반복되는 개별 문서 작업이 있다면, inline AI로 얼마나 시간을 줄일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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